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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야기


제목: 고마리 (자기를 닮은 자식을 가까이 두는 이유 )
이름: 작은새/황영지 * http://blog.daum.net/sollife


등록일: 2014-07-04 15:14
조회수: 2698 / 추천수: 108


1407_4_1.jpg (100.6 KB)


-자기를 닮은 자식을 가까이 두는 이유 -

잡초에 가까운 잡곡류에는 거의 대부분 비슷한 모양의 식물이 있는데, 그 식물에는 어김없이 '개'자가 붙어 있다.
귀리에는 '개귀리' 가 있고 밀에는 '개밀'이 있다.

고마리는 습한 곳에 무리를 지어 자라며 메밀과 비슷한 열매를 맺는 잡초다.
그러나 고마리는 '개메밀'이라는 이름이 붙지 않았다. 왜 그럴까?

실은 고마리는 기근 때의 구황식물로 재배되었던 적이 있다. 작지만 메밀과 비슷한 검은색 열매를 맺는다.
이 열매로 메밀 수제비 비슷한 음식을 만들어 먹었다고 한다. 그러므로 '도움이 안되는 풀'이 아니었던 것이다.

고마리 줄기는 아래쪽으로 굽은 날카로운 가시가 나 있다. 고마리는 이 가시로 큰 동물에 붙거나 얽혀들어 활동범위를
넓혀간다. 만약 고마리가 구황식물이 아니었다면 당신은 어떤 이름을 붙이고 싶은가?

고마리는 핑크색의 별사탕과 같은 귀여운 꽃을 피우는데. 작은 꽃이 열 개, 스무 개 모여서 하나의 꽃처럼 보인다.
그런데 잘 살펴보면 꽃이 피어 있는 것은 몇개 안된다.개여뀌와 같다. 오래 꽃이 피어 있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순서에 따라 꽃을 피우고 있는 것이다. 꽃 몇 개로는 눈에 잘 띄지 않기 깨문에 벌레를 불러 모을 수 없다.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마리는 피기 전의 꽃망울이나 시든 꽃도 피어 있는 것처럼 아름다운 핑크빛으로
물들이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다가 아니다. 고마리는 변종의 색다른 꽃도 피운다.
그 것은 아무리 눈을 씻고 찾아보아도 찾을 수 없었는데 놀랍게도 그 꽃은 땅속에 있다.

땅속에 꽃이 있다니 무슨 소리인가? 꽃을 피우는 것은 벌레를 불러 모아 가루받이를 하기 위함이다.
벌레를 유혹하기 위해서는 벌레 눈에 잘 띄는 곳에 꽃을 피우지 않으면 안된다.
그런데 과연 땅 속까지 고마리를 찾아오는 벌레가 있을 것인가?

실은 땅속의 꽃은 자신의 꽃가루로 가루받이를 하는 페쇄화다.
벌레의 힘을 빌릴 필요가 없기 때문에 땅위로 꽃을 피울 필요가 없다.
오히려 땅 아래 있는 쪽이 비바람이나 외적의 피해를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씨앗은 어떻게 퍼뜨리는 것일까? 흙 속의 열매로는 씨앗을 멀리까지 퍼뜨리는 일은 불가능하지 않겠는가?

고마리는 그것까지 계산에 넣고 있다. 자가수분으로 이루어진 페쇄화의 씨앗은 부모의 유전자를 이어받은 마치
분신과 같은 존재다. 부모가 살던 땅이라면 동일한 유전자를 갖고 있는 자손도 그곳에서 잘 살 수 있을 가능성이 높다.
고마리는 일년생이기 때문에 부모는 씨앗을 남기고 그 해에 시들어 죽어 버린다. 그 뒤를 잇는 것이 이 씨앗이다.
그러므로 흙속에서 생긴 씨앗은 멀리 가기보다 그 땅에서 싹을 틔우는 쪽이 유리한 것이다.

한편 땅 위의 꽃에서 생긴 씨앗은 다르다. 다른 꽃과의 교배로 생긴 씨앗은 유전적으로 다른 성질을 갖고 있다.
부모와는 다른 재능이나 능력을 갖고 있다. 그것은 부모가 갖고 있는 능력이 결여돼 있을 수도 있다는 뜻도 된다.
그러한 자손은 부모와 같은 환경이더라도 꼭 성공하리라는 보장이 없다.
오히려 무한한 가능성을 향해 넓은 세계로 여행을 떠나는 쪽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땅 위의 고마리 씨앗은 부모 곁에서 살고 싶다며 응석을 떨지 않는다.
부모 슬하를 떠나 멀리 새로운 세계를 목표로 나아가는 것이다.

물새는 고마리의 열매를 좋아한다. 고마리는 물새의 배 속에 들어가 새로운 세상을 찾아간다. 껍질이 견고하며 소화가
되지 않는 고마리의 씨앗은 똥과 함께 물새의 몸 밖으로 나온다. 똥으로 뒤범벅이 된 이 작은 모험가는 이렇게 새로운
세상에 도착하여 뿌리를 내림으로써 고마리의 세력 확대에 일조를 하게 되는 것이다.

고마리가 자기를 닮은 씨앗을 땅속에 두는 것은 결코 사랑이 지나쳐서가 아니다. 땅 위에서 열리는 씨앗을 멀리 하는 것도
사랑이 없어서거나 다른 피가 섞여 있기 때문이 아니다. 언뜻 보기에는 못된 계모를 연상시키는 고마리의 행동도
잘 살펴보면 그 나름의 깊은 사랑과 까닭이 있는 것이다.


-풀들의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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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노을
지구상에서 현존하는 가장 거대한 나무로 3000년을 산다고 하는 세콰이어나무가 있답니다.
높이가 약 90m, 밑둥 지름이 11m나 되는 거대한 세콰이어나무는 특이한 화학물질과
두터운 나무껍질 때문에 웬만한 산불에도 불에 타지않고 견뎌낼 수가 있다고 하더군요.

미국의 요세미티 공원에는 세콰이어 나무가 많이 자라고 있는데 그 곳은 지형적으로
번개가 빈번하게 발생하여 그 번개가 산불을 일으키는 요인이 된다고 합니다.
산불이 휩쓸고 지나가 주위의 잡목들을 모두 태워 주변정리가 깨끗하게 되고나면
새로운 싹들이 돋을 수 있고 산불로 발생한 거름으로 생육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나무들 끼리 땅속에서 서로 뿌리가 엉켜 있어 태풍이 불어도 넘어지지 않는다고 하는데
세콰이어나무가 죽는 가장 큰 요인은 아이러니하게도 거대한 자신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쓰러지는 경우라고 합니다.

식물들은 동물처럼 움직일 수 없기 때문에 자신이 태어난 그 자리에서 살아가야 하므로
어쩌면 동물과 인간보다도 더 생존경쟁이 치열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됩니다.
그러다보니 환경의 변화에 빨리 적응하며 진화되어 가는데 여기서 밀리면 멸종이 되는 것이겠지요.

작은새님이 올려놓은 글을 보니 고마리가 보고 싶어지네요.
올해는 그 동안 소홀히 했던 작은 꽃,..고마리를 이쁘게 담아봐야겠습니다.
한 자 한 자 자판을 두드려 올려주신 글 감사합니다.^^
2014-07-07
13:19:33
한섬
고마리가 구황식물이기도 하였군요
재미있는 식물 이야기,감사합니다
2014-07-10
09:05:06
에이블
작은새님 오랫만이죠?

고마리 한때는 하루종일 고마리만 찍었던 적이 있는 볼수록
예쁜꽃이 였는데...

고마리에 대한 글을 일고 보니 보잘 곳 없는 꽃이 아니군요.
비록 고마리만 그렇겠어요. 지구상의 동식물들을
알면 알수록 신비함은 끝이 없을 것 같아요.
생명의 소중함도 함께 생각하게 되구요.

저도 다시한번 고마리를 실컷 담아 보고 싶네요. ㅎㅎ
좋은글 감사합니다.^^
2014-08-13
19:50:39
민들레/박선미
맨처음 sns를 접하며 매일 밴드에 올려주는 현 부시장님의 사진 한장으로
제가 오늘 사진을 찍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일년을 넘게 봐 왔지만 고마리처럼 제 머리속에 또렷하게 기억되는 꽃은 없습니다.
찹쌀 익반죽해서 빚어 놓은 듯 투명하고 맛있는 느낌의 앙증맞은 꽃 고마리~~
저도 고마리를 제대로 담아보고 싶어요~~!!!
2015-05-23
21:5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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