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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야기


제목: 백두산에서 만난 들꽃 이야기(2) - 황송포 습지
이름: 저녁노을 * http://blog.daum.net/namsanphoto


등록일: 2015-06-26 14:54
조회수: 1516 / 추천수: 95





2015년 6월 11일 오전 (07:00 ~ 13:00)

이도백하에서는 아침이 빨리 시작된다. 이곳은 현재 중국땅인 탓에 우리나라보다 1시간 당겨서 시계를 맞춰야 한다. 경도상으로 보면 연길은 포항과 일치하고 이도백하는 원주와 같은 경도에 있다. 동일한 경도에 있으면서 우리나라보다 1시간 빠르다 보니 새벽이 빨리 오는 이유도 있겠지만 위도상으로도 약 5도 정도 북반구에 위치하기 때문에 한국에 있을 때보다도 체감적으로 더 빨리 날이 밝아오는 것 같다. 새벽 4시(한국시간 5시)가 되면 동쪽 하늘이 훤하게 밝아오기 시작하고 그러다 보니 잠에서 일찍 깨어 준비를 하기 때문에 아침이 아주 풍요롭다는 생각이 든다.



[황송포 습지 전경]

호텔식으로 아침을 먹고 7시에 황송포 습지로 향했다. 2년 전 풍선난초를 보기 위해 지하삼림 촬영을 마치고 오후 5시가 넘은 늦은 시간에 택시까지 대절하여 황송포로 달려갔던 기억이 생생한 곳이다. 그 당시는 진입로 공사 때문에 땅을 파헤쳐 놓아 버스가 들어갈 수 없어 택시 2대를 대절하여 우회도로로 돌아서 도착한 시간은 해가 서쪽 산능선으로 넘어가기 바로 직전이었다. 습지엔 기생꽃, 함경딸기, 년출월귤, 조름나물들이 피어있었지만 시간상 사진으로 담기엔 빛이 부족하여 쉽지가 않았었다. 눈으로 본 것만으로 만족을 하고 다음을 기약하며 아쉬움을 뒤로 하고 돌아섰던 곳이다.



[백산차]

그런 이유도 있었지만 30분이라도 빨리 출발하여 꽃을 하나라도 더 촬영해야겠다는 욕심이 앞서 예정보다 30분 이른 8시쯤 황송포 습지에 도착하였다. 그 당시 공사 중이던 진입로는 깔끔하게 포장이 마무리 되었고 입구에 매표소까지 만들어져 있었지만 이른 시간인지 입장료를 받는 사람은 없었다. 황송포 습지는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편하게 돌아볼 수 있게 탐방용 나무데크가 잘 만들어져 있다. 일찍 도착한 탓인지 몰라도 통제하는 사람도 없고 우리팀들만 있어서 습지로 들어가 천천히 걸으면서 꽃을 찾을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모기와 뱀이 많은 곳이라며 조심하라고 하였지만 모기만 달려들 뿐 다행히 뱀은 보이지 않았다. 입구에서부터 진한 향기가 코를 자극한다. 바로 백산차의 꽃이 탐스럽게 피어 향기를 내뿜고 있다.



[백산차]

백산차는 진달래과 상록 소관목으로 높은 산의 숲 밑에서 자라는데 백산차가 진달래과의 식물이라는 것이 의외였다. 키는 환경에 따라 작게는 15cm에서부터 크게는 70cm 정도까지 자라며 뿌리에서 어린 싹이 돋아나고 어린 가지에 다갈색 털이 빽빽이 돋아 있다. 꽃은 5∼6월에 흰색으로 피는데, 지름 7∼10mm 정도 작은 꽃들이 모여 커다란 꽃송이를 이룬다. 5장의 꽃잎 속에 10개의 수술과 1개의 암술이 자리잡고 있고 열매는 9월에 긴 타원형으로 달린다. 백산차는 우리나라 토종차로 고조선 때부터 우리조상들이 하늘에 제사를 지낼 때 백산차를 끓여서 올렸다고 한다. 중국에서 녹차(綠茶)가 전래되기 이전부터 고구려와 백제에선 백산차(白山茶)를 마셨고, 신라는 지리적인 조건이 백산차가 자라기 어려워 백산차 대신 박하차를 마셨다고 한다.



[민솜대]

백산차의 향긋한 향기를 맡으면서 습지를 걸어가니 기생꽃도 보이고 두루미꽃도 활짝 피어 있었다. 그 옆에 풀솜대와 비슷한 꽃이 보였는데 이름도 생소한 민솜대라고 한다. 민솜대는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로 뿌리줄기가 길게 옆으로 뻗고 끝에서 1개의 줄기가 나온다. 줄기는 곧게 서고 높이가 40cm 정도 자라며 밑 부분을 3개의 커다란 잎이 감싸고 있고 윗부분에 4∼6개의 잎이 2줄로 어긋나게 달린다. 잎의 모양은 타원형이며 표면에 털이 없고 뒷면에는 맥 위와 가장자리에 잔 돌기가 있다. 꽃은 6∼7월에 줄기 끝에 흰색으로 달리는데 전체적이 모양은 풀솜대와 닮은 듯한데 꽃은 두루미꽃과 비슷한 느낌을 주고 있다.



[월귤]

2년 전 해가 진 후에 만나 사진으로 제대로 담지 못하고 눈인사만 나눈 년출월귤을 찾아보았지만 올해는 꽃 피는 시가가 늦어진 탓인지 꽃은 피어 있는 것은 보지 못하였다. 하지만 예쁜 모습으로 꽃을 피운 월귤은 여기저기 자주 눈에 띄였다. 월귤(越橘) 역시 진달래과의 상록 활엽 소관목으로 땃들쭉이라고도 한다. 주로 고산지대에서 만날 수 있고 땅속줄기가 뻗으면서 키는 10∼30cm 정도로 자라며 잔털이 있다. 마치 가죽 같은 질감(革質)을 가진 잎은 서로 어긋나게 달리며 달걀모양으로 끝이 둔하고 가장자리가 밋밋하며 반질반질하게 윤이 난다. 겉면은 짙은 녹색이고 뒷면에 검은 점이 있으며 끝은 오목하게 들어간다. 꽃은 5∼6월에 가지 윗부분에 흰색 혹은 연한 붉은색으로 2∼3개씩 달려서 핀다. 꽃모양은 종처럼 생기고 길이 6∼7mm로서 밑을 향하며 끝이 4개로 갈라진다. 수술은 10개이며 수술대에 털이 보인다. 관상용으로 많이 심으며 열매는 둥글고 8∼9월에 붉게 익는데 신맛이 강하나 달콤하여 날로 먹거나 술을 만들고 잎은 약재로 쓴다고 한다.



[월귤]

되돌아서 나오는 길에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은방울꽃도 보이고 나도옥잠화도 활짝 피어 있었다. 그런데 년출월귤이 습지 안쪽에 한 송이 피어 있었다고 하는데 그것을 미쳐 보지 못하고 되돌아 나온 것이 후회가 된다. 7~8월에는 황송포 습지에 숫잔대와 끈끈이주걱, 잠자리난초, 통발, 물매화, 오이풀, 구름병아리난초 같은 우리나라에서도 어렵지않게 볼 수 있는 꽃들이 피어나는 곳이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 기생꽃, 두루미꽃, 은빙울꽃, 나도옥잠화]

황송포 습지에서 3시간동안 꽃을 찾아 촬영을 마치고 분홍노루발을 꼭 보았으면 좋겠다는 요청이 들어와서 황송포 습지에서 15분 거리에 있는 무석림으로 찾아갔다. 차에서 내리니 가장 먼저 찔레꽃을 닮은 듯한 땃딸기가 먼저 반긴다. 산딸기가 목질의 덩굴 식물인데 비해 땃딸기는 땅으로 기면서 자라는 초본성 덩굴 식물이다. 땃딸기에서 '땃'이라는 말은 우리나라에 지금은 잘 사용하지 않는 글자이다. 북한에서는 땃딸기를 '따딸기'라고 부르는데 북한에서 '따'라는 글자가 '땅'이라는 뜻을 가진 접두어에 해당된다. 옛날에 천자문을 배울 때도 '하늘 天 따 地...'라고 읽었으니 땅의 원래의 말은 '따' 였었는데 그것이 세월이 흐르면서 '땅'으로 변해버린 것이리라. 아직도 제주도에서는 '땅'의 사투리로 '따'를 사용하고 있다고 하니 따에 '사이 ㅅ'이 붙어 땃딸기라는 이름이 붙여지게 된 것 같다.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서 얼른 한 컷을 담고 길을 건너니 바로 눈앞에 분홍노루발이 보였다. 예쁘다고 입에 침이 마르듯 칭찬하던 바로 말로만 듣던 그 분홍노루발이었다. 하얀 꽃이 달리는 노루발만 보았던 우리들은 그저 신기한 듯 한동안 꽃을 쳐다보다가 모두들 너나 할 것 없이 풀밭에 엎드려 꽃과 눈을 맞춘다.



[땃딸기]

분홍노루발은 진달래목 노루발과의 상록 여러해살이풀로 깊은 산속 나무 밑에서 자란다. 노루발은 풀이면서 상록성이라는 특징이 있다. 겨울에도 눈 속에서 푸른 잎이 지지 않은 채 그대로 달려 있어서 발견하기 쉽고, 상록성답게 잎이 두텁고 광택이 있으며 잎맥이 뚜렷하게 나 있다. 상록성이라고 평생 같은 잎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겨울이 지나면 묵은 잎을 검은 갈색으로 변하여 떨어지고 뿌리에서 3~5개의 새잎을 펼쳐내고 그 사이에서 새 꽃줄기를 밀어 올린다. 겨우내 기능을 다한 묵은 잎으로는 꽃피울 에너지를 양껏 만들어내기 어려워서 그러는 것이 아닐까 싶다.



[분홍노루발]

꽃은 6∼7월에 피고 꽃자루 끝에 7∼15개가 밑을 향하여 분홍색으로 달린다. 꽃잎과 꽃받침조각은 5개씩이고 수술은 10개이며 꽃밥은 붉은빛을 띤 자주색이다. 열매는 편평한 공 모양이며 5개로 갈라진다. 풀 전체를 이뇨제로 쓰고 잎을 찧어 독충에 쏘였을 때 바른다고 한다. 나무 숲 속 밑이라 빛이 들락날락거려 애를 태우며 빛을 기다리고 있는데 점심 먹으러 가자고 외치는 소리가 들린다. 시간을 보니 어느새 12시가 되었다. 얼른 오라고 고함 소리는 무시당한 채 아무도 선뜻 일어서는 사람이 없다. 몇 번에 걸친 재촉소리를 더 듣고서야 하나 둘 일어서서 아쉬운 발걸음을 내딛는다. 산서개불알꽃과 맞바꾼 분홍노루발이었지만 전혀 아깝지 않을 정도로 아름다운 꽃이었다. 근처에선 점심 먹을 곳이 없어 다시 이도백하로 돌아왔다. 약간은 중국식 향료가 가미된 조선족 음식이다. 시원한 맥주를 몇 잔 들이키며 갈증을 풀고 오후 일정을 위해 열심히 에너지 보충을 하였다.



[분홍노루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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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노을
내일과 모레는 휴일이라 내일 올릴 글 미리 올려놓습니다.
글에 나오는 시간은 한국에서 보다 1시간 빠른 현지 시간을 그대로 적은 것이니 참고바랍니다.
2015-06-26
15:00:40
작은새/황영지
황승포습지에 가을꽃들도 많이 피는군요.
저는 무엇보다 넌출월귤을 못본게 제일 안타까운데...물론 어느 날 문득 기회가 닿겠죠.ㅎㅎ
그리고 월귤이...제 사진보다 좋네요.ㅋㅋㅋ
2015-06-26
15:37:47
한섬
백산차가 귀에 익는다 싶었더니 그런 사정이 있었군요
어디서 구해서 한번 음미해보아야겠습니다
2015-06-30
11:06:35
들꽃향기
백산차향이 어찌나 강한지
지금도 코끝에 남아있는 듯하네요
월귤의 앙증스러운 모습도
눈에 삼삼해요~
2015-07-07
04:18:00
네모
장소와 시간을 구분하여 차례로 써내려간 글을 읽으니,
마치 지금 그곳에 있는 듯한 착각마저 듭니다.
분홍노루발의 인기는 정말 최고였지요~ㅎㅎ
2015-07-08
13:32:51
이장한
참 대단합니다
요렇게 정리가 되어야 하는데
2015-07-09
10:4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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