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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향기


제목: 땅끝에서
이름: 박종영 * http://cafe.daum.net/mpok113


등록일: 2019-10-09 11:47
조회수: 23




    땅끝에서

    -박종영

    우리네 말로는 할구미라 부르는
    국토의 맨 끝, 땅끝(土末)의 푸른 물결이
    굽이치는 송호리 백사장을 밀고 되밀어 안아 달랜다.

    섬뜩한 초가을의 바람이 부려놓은
    한 짐 산의 적막에 물드는 동안,

    기암괴석으로 암벽을 이룬  
    노령의 끝자락 달마산이 층층이 세월을 쌓으며
    우리네 삶이 언제쯤 땅끝에서 만나야 하는지 묻는다.

    산굽이 서늘한 바람에 사구미 검은 모래 바슬 거리는 동안
    산 아래 적요한 미황사 후려치며
    산대나무길 거쳐 온 얇은 운무가
    먹먹한 앞가슴 슬며시 파헤치고 아양이다.

    산다는 것은 마음 안에 길 하나 내는 일,
    아까운 세월 더디고 늑장부리게 은밀한 계곡 한 켠에
    한 채 푸른 집을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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