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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향기


제목: 타인의 추억
이름: 박종영 * http://cafe.daum.net/mpok113


등록일: 2018-10-19 16:12
조회수: 48





      타인의 추억

      -박종영-

      시간을 내어 도서관에 갔다
      서가에 꽂힌 헌책을 꺼내 들고
      무심코 책장을 넘기다가
      바싹 마른 단풍잎을 발견했다
      누가 언제 끼워 두었는지 알 수 없는 낙엽의 책갈피,
      서늘한 가을에 뜻밖에 찾아온 낭만이
      지난날을 불러와 가슴 설레게 한다
      시간을 거슬러 온 그리움의 순간이 마음을 데운다.
      책장에 끼어 있는 낙엽의 이유도 모른 채
      긴 시간여행으로 마른 생명이 찾아와 문안(問安)이다.
      헌책의 간격에 두근거리고 숨어있는
      낙엽의 생각은 읽지 못한다
      다만 우연스레 시간의 흐름을 타고 찾아온
      그 누구의 첫사랑을 엿보는 재미,
      마른 잎이면서도 초록 신호를 보내며
      그리움을 나누어 갖자는 단풍잎,
      오늘, 전달되지 못한 아름다운 사연이 담긴
      한 개 낙엽의 체온을 만질 때마다,
      타인의 추억이 내게로 와
      무디고 달아진 마음의 각에 푸른 깃발을 단다.

      photo by 선운사 단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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