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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향기


제목: 친절한 배웅
이름: 박종영 * http://cafe.daum.net/mpok113


등록일: 2018-11-16 22:31
조회수: 141 / 추천수: 19



      친절한 배웅

      - 박종영

      해 짧은 늦가을 하루를  
      소란스럽게 채우는 수많은 소리,
      그 소리 중에 유난히 맑은소리를 들춰보니
      단풍이 하늘을 향해
      가을 산의 당부를 전하는 말씀입니다.
      빛의 무게를 비워내는 생명이
      하나둘 동면을 준비하는 걸 보니
      많은 시절을 이겨낸 사람보다
      더 영특한 갈무리가 돋보입니다.
      훤히 나 있는 오솔길을
      걸어가다 보면 그동안 뜸했던 산국이
      파란색으로 말을 걸어옵니다.
      한창 피어 울울할 때 오지 않고
      하필이면 메마른 날
      찾아왔느냐고 눈 흘기며 꾸짖습니다.
      아마 산국의 향기를 마음으로 읽어 주지 못하고
      딴눈 판다고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한나절 산등성이 바람이 쌀쌀하지 않고
      늦가을의 배웅이 친절하므로
      발가벗은 구절초 가냘픈 허리가 다행입니다.

      photo by 작은새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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