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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향기


제목: 즐거운 풍경
이름: 박종영 * http://cafe.daum.net/mpok113


등록일: 2017-10-01 01:35
조회수: 366 / 추천수: 45





      즐거운 풍경

                            -박종영

      추분 지나고 나면 초가을 소슬한 바람불어
      산구절초 꽃잎이 한 겹씩 얇아지고
      희미한 어둠의 무게로 열리는 새벽이면
      이슬이 꽃 위에 내려앉으며
      꽃들에게 귀띔을 한다,
      여름내 수고한 산을 위하여 더욱 예뻐지라고,
      땅거미가 어슬어슬 찾아들고
      적막한 절 마당에는 고요가 엎드려
      스님의 염불 소리에 사뭇 경건하게 명상에 들고
      3층 석탑 아래 이끼긴
      천년의 부도가 푸른 기운으로
      무례하게 백팔기도 소복 여인의 치마를 들춘다
      쑥스러운 여인, 눈 흘기며 피워내는 웃음꽃이 정겨운데,
      이를 시샘하는 추녀 끝 풍경이
      붉게 물드는 저녁을 흔들어 깨우고,
      아랑곳없이 서로의 어깨를 기대고 의젓한
      절 마당 푸른 나무들의 말 없는 결속이 부럽다.


      photo by 작은새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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